세계 문학과의 만남

'대산세계문학총서' 제50호 "블라이드데일" 로맨스 발간

▼ ‘대산세계문학총서’ 어제부터 오늘

문학과지성사가 대산문화재단과 의욕적으로 기획·출범시킨 ‘대산세계문학총서’는 우수한 외국 문학을 올바로 이해, 수용하여 한국 문학의 토양을 풍요롭게 하고 세계 문학과 한국 문학과의 교류의 장을 넓힌다는 대의 아래 발간되어온 총서로서 지난 2001년 제1권 『트리스트럼 샌디』를 시작으로 하여 금번 제50권으로 나사니엘 호손의 『블라이드데일 로맨스』를 출간함으로써 현재 35종 50권에 이르게 되었다.

국내에 출간된 기존의 ‘세계문학전집’들은 세계 문학사에 대한 근본적 재검토와 학문적 반성 없이 유럽어권과 영미권의 몇몇 고전적 작품들만을 집중적으로 소개해왔다. 이와 같은 중복 출판의 관행은 세계 문학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가로막고 문학의 다양성을 훼손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한 문학 작품의 번역본을 여러 버전으로 읽는 것은 변화하는 한국어에 발맞추어 현대 독자들의 요구에 응한다는 의미가 있지만 우리 독자들에게 더 필요한 것은 이미 읽은 작품의 다시 읽기가 아닌, ‘세계 문학’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았으나 아직 접하지 못한 작품들과의 새로운 만남일 것이다. 이에 ‘대산세계문학총서’는 각 언어권별로 국내 최고의 권위자가 문학적 가치와 번역 필요성을 기준으로 반드시 소개되어야 할 작품들을 심사숙고하여 결정함으로써 영미권은 물론이고 동유럽, 아랍, 아시아, 아프리카 등 세계 각지의 가치 있는 고전 및 현대 작품들을 엄선하여 변화하는 한국어에 맞게 번역 출간, 한국의 ‘세계문학전집’ 목록에 새 숨결을 불어넣어왔다.

아래의 내용은 ‘대산세계문학총서’ 1권을 출간할 당시에 기획위원회가 세웠던 방침들로서 이중 책의 형태를 제외한 다른 모든 사항들은 현재까지 ‘대산세계문학총서’를 이끌어가는 기본 원칙이 되고 있다.

<대산세계문학총서의 기획·출간 원칙>

1. 작품성 또는 문학적 가치를 중시한다. 상업성이 없거나 난해하여 번역되지 못한 작품들을 적극 발굴, 번역한다.

2. 고전 작품과 현대 작품의 조화를 지향한다. 고전 작품뿐만 아니라 우수한 현대 작품들도 적극 소개한다.

3. 해당 언어 전공자가 직접 번역하여 중역을 배제한다.

4. 국내에 이미 소개되어 있는 작품은 배제한다. 이미 좋은 번역으로 소개되어 있는 작품은 중복해서 번역하지 않는다. 단, 번역에 문제가 많아 재번역이 필요하거나 오래전에 절판된 우수한 작품들은 번역한다.

5. 세계 문학을 고르게 수용, 적극 소개한다. 영미 또는 유럽 문학권에 집중된 번역 행태에서 벗어나 동유럽·중앙아시아·아프리카·중남미 등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던 지역과 국가의 우수한 작품을 발굴·번역한다.

6. 살아 있는 현대 한국어로 번역한다. 젊고 역량있는 번역자가 50∼60년대의 투박하고 어색한 일본어투의 한자투성이의 번역에서 벗어나 현재의 바른 우리말을 사용하여 충실히 번역한다.

7. 풍부한 작품 해설로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작품마다 옮긴이의 상세한 해설을 수록하여 작가와 작품 그리고 당시의 시대 상황과 문화 등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8. 오래도록 읽히는 가치 있는 책을 만든다. 훌륭한 작품에 어울리는 기품 있고 산뜻한 양장본의 총서는 한 번 읽은 후 훗날 다시 찾는 소중한 책이 될 것이다.

이와 같은 기획·출간의 원칙하에 ‘대산세계문학총서’는, 시기적으로 4세기 중국 문학 『도연명 전집』(도연명 지음), 9세기 아랍의 고전 『수전노』(알 자이츠 지음, 근간)에서부터 최근의 문학 작품까지, 지리적으로 영미 또는 서유럽 문학은 물론, 중남미 최초의 소설인 멕시코 소설 『페리키요 사르니엔토』(호세 호아킨 페르난데스 데 리사르디 지음) 등의 중남미 문학,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불가리아 문학인 『발칸의 전설』(요르단 욥코프 지음) 등의 동유럽 문학 등을 망라하여 시대와 지역을 가로지르는, 말 그대로 ‘세계’ 문학의 ‘고전’으로 구성되고 있다.

소설, 시 등 문학의 주류 장르뿐 아니라 그동안 잘 번역되지 않았던 장르인 희곡, 산문, 우화, 설화까지 포함하여 시리즈를 구성하고 있는 점도 ‘대산세계문학총서’를 명실상부한 세계 ‘문학’ 시리즈로 자리 잡게 했다.

또한 내용의 난해성으로 이제껏 번역이 시도조차 되지 않았던 작품들의 완역도 ‘대산세계문학총서’의 성과라 할 만하다. 예를 들어 프랑스인들조차 시 해석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스테판 말라르메의 『시집』의 경우, 국내 최초 완역과 함께 옮긴이의 상세한 주석과 편지글 형식의 상세한 해설을 곁들여 독자들의 이해를 높였다.

▼ ‘대산세계문학총서’ 오늘

대산문화재단은 지난 1999년부터 ‘외국문학 번역지원’ 사업을 실시하여 매년 10~20건의 지원 대상을 선정하여 원고 분량에 따라 4백~6백만 원의 번역 지원금을 지급하였고, 번역이 끝난 작품은 문학과지성사에서 ‘대산세계문학총서’로 발간하여 일반 독자들에게 보급해왔다. 이 사업은 제1회(1999년)에 21종, 제2회(2000년)에 14종, 제3회(2001년)에 14종, 제4회(2002년)에 13종, 제5회(2003년)에 12종, 제6회(2004년)에 12종, 제7회(2005년)에 12종으로 현재까지 총 98종의 작품들이 선정되었으며 이중에서 35종 50권이 발간되었다.(국가 별 출간 목록은 다음 페이지 참고)

셰익스피어와 대등한 작가로 평가되면서도 국내에는 작품이 소개되지 못했던 로렌스 스턴의 대작 『트리스트럼 샌디』,  ‘미국 흑인 여성문학의 어머니’ 조라 닐 허스턴의 『그들의 눈은 신을 보고 있었다』, 일본의 ‘국민 작가’ 중의 한 사람인 나쓰메 소세키의 대표작 『행인』, 중남미 환상문학의 거장 아돌포 비오이 카사레스의 『러시아 인형』, 원고지 1만6000장 분량의 국내 최초 완역 『서유기』(전10권), 러시아의 우화 작가 이반 끌르일로프가 평생에 걸쳐 정리해낸 198편의 우화를 모은 『끄르일로프 우화집』 등 ‘대산세계문학총서’ 각 권은 국내에 이미 형성된 ‘세계 문학’의 지형도를 바꾸는 그간의 작업을 통해 우리 문학을 살찌우는 획기적인 시도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또한 각 언어권별로 소장학자 및 전문 번역가들에 의해 충실히 번역된 텍스트를 기본으로, 풍부한 해설 자료와 상세한 작가 연보도 더불어 수록하여 작가와 작품 그리고 당시의 시대 상황과 문화 등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독자들의 이해를 최우선으로 하는 모범적인 ‘세계문학전집’의 선례를 남겼다.

이러한 노력은 고전의 충실한 번역·소개에 목말라 있던 독자들의 욕구를 다소나마 충족시켜주었고, 서양 ‘풍자 문학’의 백미로 일컬어지는 프랑수아 라블레의 연작 장편소설 『가르강튀아|팡타그뤼엘』, 세르비아어에서 직역된 노벨상 수상작가 이보 안드리치의 걸작 『드리나 강의 다리』, 살아 있는 터키의 신화로 불리는 야샤르 케말의 『독사를 죽였어야 했는데』 등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 ‘대산세계문학총서’ 오늘부터 내일

‘대산세계문학총서’는 앞으로도 국내 번역 출간물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어왔던 중역을 철저히 배제하며 작품성과 문학적 가치를 중시하여 상업성이 없거나 난해함을 이유로 번역되지 못한 작품들을 적극 발굴, 번역해나갈 것이다. 또한 고전 작품과 현대 작품의 조화를 지향하여 고전뿐 아니라 우수한 현대 작품들도 소개할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오래도록 읽히는 가치 있는 책을 만들어갈 것이다. 한편 이 총서는 1차분을 120종으로 마치고, 그에 대한 평가와 전망에 따라 2차분을 진행할 계획이다.

문학과지성사는 근간으로 『서동 시집』(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스페인 희곡인 『보헤미아의 빛』(라몬 델 바예-인클란 지음), 일본 문학의 고전인 『헤이케 이야기』(지은이 미상), 미국 소설인 『암초』(이디스 워튼 지음) 등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 시리즈가 더 많은 독자들과 만날 수 있도록 홍보 면에서도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 ‘대산세계문학총서’ 목록

001-002 소설

트리스트럼 샌디(전 2권)

로렌스 스턴 지음, 홍경숙 옮김 / 값 각 권 12,000원

003 시

노래의 책

하인리히 하이네 지음, 김재혁 옮김 / 값 11,000원

004-005 소설

페리키요 사르니엔토(전 2권)

호세 호아킨 페르난데스 데 리사르디 지음, 김현철 옮김 / 값 1권 14,000원, 2권 16,000원

006 시

알코올

기욤 아폴리네르 지음, 이규현 옮김 / 값 8,500원

007 소설

그들의 눈은 신을 보고 있었다

조라 닐 허스턴 지음, 이시영 옮김 / 값 9,000원

008 소설

행인

나쓰메 소세키 지음, 유숙자 옮김 / 값 13,000원

009 희곡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어느 계단의 이야기

안토니오 부에로 바예호 지음, 김보영 옮김 / 값 9,000원

010-011 소설

오블로모프(전 2권)

I. A. 곤차로프 지음, 최윤락 옮김 / 값 1권 18,000원, 2권 14,000원

012-013 소설

코린나: 이탈리아 이야기(전 2권)

마담 드 스탈 지음, 권유현 옮김 / 값 각권 14,000원

014 희곡

탬벌레인 대왕|몰타의 유대인|파우스투스 박사

크리스토퍼 말로 지음, 강석주 옮김 / 값 20,000원

015 소설

러시아 인형

아돌포 비오이 까사레스 지음, 안영옥 옮김 / 값 9,000원

016 소설

문장

요코미쓰 리이치 지음, 이양 옮김 / 값 12,000원

017 안톤 라이저

칼 필립 모리츠 지음, 장희권 옮김 / 값 16,000원

018 시

악의 꽃

샤를 보들레르 지음, 윤영애 옮김 / 값 15,000원

019 시

로만체로

하인리히 하이네 지음, 김재혁 옮김 / 값 11,000원

020 소설

사랑과 교육

미겔 데 우나무노 지음, 남진희 옮김 / 값 8,000원

021-030 소설

서유기(전 10권)

오승은 지음, 임홍빈 옮김 / 값 제1권~제9권 8,500원·제10권 10,000원

031 소설

변경

미셸 뷔토르 지음, 권은미 옮김 / 값 11,000원

032-033 소설

약혼자들(전 2권)

알레산드로 만초니 지음, 김효정 옮김 / 값 각 권 12,000원

34 소설

보헤미아의 숲|숲 속의 오솔길

아달베르트 슈티프터 지음, 권영경 옮김 / 값 8,000원

035 소설

가르강튀아|팡타그뤼엘

프랑수아 라블레 지음, 유석호 옮김 / 값 16,000원

036 소설

사탄의 태양 아래

조르주 베르나노스 지음, 윤진 옮김 / 값 12,000원

037 시

시집

스테판 말라르메 지음, 황현산 옮김 / 값 11,500원

038 시

도연명 전집

도연명 지음, 이치수 역주 / 값 14,000원

039 소설

드리나 강의 다리

이보 안드리치 지음, 김지향 옮김 / 값 15,000원

040 시

한밤의 가수

베이다오 지음, 배도임 옮김 / 값 9,500원

041 소설

독사를 죽였어야 했는데

야샤르 케말 지음, 오은경 옮김 / 값 8,500원

042 희곡

볼포네, 또는 여우

벤 존슨 지음, 임이연 옮김 / 값 12,000원

043 소설

백마의 기사

테오도어 슈토름 지음, 박경희 옮김 / 값 12,000원

044 소설

경성지련傾城之戀

장아이링 지음, 김순진 옮김 / 값 각 권 10,000원

045 소설

첫번째 향로第一爐香

장아이링 지음, 김순진 옮김 / 값 각 권 10,000원

046 소설

끄르일로프 우화집

이반 끄르일로프 지음, 정막래 옮김 / 값 18,000원

047 시

이백 오칠언절구

이백 지음, 황선재 역주 / 값 16,000원

048 소설

페테르부르크

안드레이 벨르이 지음, 이현숙 옮김 / 값 20,000원

049 소설

발칸의 전설

요르단 욥코프 지음, 신윤곤 옮김 / 값 8,000원

050 소설

블라이드데일 로맨스

나사니엘 호손 지음, 김지원·한혜경 옮김 / 값 10,000원

■ 기출간 도서 관련 자료

국가별 출간 목록

영국(3종)

001-002 트리스트럼 샌디(로렌스 스턴 지음), 014 탬벌레인 대왕|몰타의 유대인|파우스투스 박사(크리스토퍼 말로 지음), 042 볼포네, 또는 여우(벤 존슨 지음)

프랑스(7종)

006 알코올(기욤 아폴리네르 지음), 012-013 코린나(마담 드 스탈 지음), 031 변경(미셸 뷔토르 지음), 035 가르강튀아|팡타그뤼엘(프랑수아 라블레 지음), 036 사탄의 태양 아래(조르주 베르나노스 지음), 018 악의 꽃(샤를 보들레르 지음)* 2003년 포스코 교육재단 선정 필독도서, 037 시집(스테판 말라르메 지음)

독일(4종)

003 노래의 책(하인리히 하이네 지음)*2001년 포스코 교육재단 선정 필독도서 * 한국의 아름다운 책 100 선정도서, 017 안톤 라이저(칼 필립 모리츠 지음), 019 로만체로(하인리히 하이네 지음), 043 백마의 기사(테오도어 슈토름 지음)

스페인(2종)

009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어느 계단의 이야기(안토니오 부에로 바예호 지음), 020 사랑과 교육(미겔 데 우나무노 지음)

이탈리아(1종)

032-033 약혼자들(알레산드로 만초니 지음)

오스트리아(1종)

034 보헤미아의 숲|숲 속의 오솔길(아달베르트 슈티프터 지음)

러시아(3종)

010-011 오블로모프(I. A. 곤차로프 지음), 046 끄르일로프 우화집(이반 끄르일로프 지음)*2006년 올해의 청소년 도서, 048 페테르부르크(안드레이 벨르이 지음)

불가리아(1종)

049 발칸의 전설(요르단 욥코프 지음)

세르비아 몬테네그로(1종)

039 드리나 강의 다리(이보 안드리치 지음)

터키(1종)

041 독사를 죽였어야 했는데(야샤르 케말 지음)*2005년 올해의 청소년 도서

미국(2종)

007 그들의 눈은 신을 보고 있었다(조라 닐 허스턴 지음), 050 블라이드데일 로맨스(나사니엘 호손 지음)

멕시코(1종)

004-005 페리키요 사르니엔토(호세 호아킨 페르난데스 데 리사르디 지음)

아르헨티나(1종)

015 러시아 인형(아돌포 비오이 까사레스 지음)

중국(6종)

021-030 서유기(오승은 지음)*2003년 포스코 교육재단 선정 필독도서, 038 도연명 전집(도연명 지음)*2005년 포스코 교육재단 선정 필독도서, 040 한밤의 가수(베이다오 지음), 044 경성지련(장아이링 지음), 045 첫번째 향로(장아이링 지음), 047 이백 오칠언절구(이백 지음)

일본(2종)

008 행인(나쓰메 소세키 지음), 016 문장(요코미쓰 리이치 지음)

장르 구분에 따른 통계

소설 23  /  시 8  /  희곡 3  / 우화 1

■ 선정작품(1999~2005년 현재까지 98종 지원) 관련 통계

언어권별

언어권   건수

영어   17

불어   15

독어   14

스페인   10

러시아   9

기타 유럽어   10

중국   13

일본   6

기타 아시아/아랍어권   4

계 98

장르별

소설 65  /  시  22  / 설화 1 / 희곡 7  / 산문  2 / 우화 1

기획의 말 ― ‘대산세계문학총서’를 펴내며

근대 문학 100년을 넘어 새로운 세기가 펼쳐지고 있지만, 이 땅의 ‘세계 문학’은 아직 너무도 초라하다. 몇몇 의미 있었던 시도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는 나태하고 편협한 지적 풍토와 빈곤한 번역 소개 여건 및 출간 역량으로 인해, 늘 읽어온 ‘간판’ 작품들이 쓸데없이 중간되거나 천박한 ‘상업주의적’ 작품들만이 신간되는 등, 세계 문학의 수용이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었음을 부인하기 힘들다. 분명한 자각과 사명감이 절실한 단계에 이른 것이다.

세계 문학의 수용 문제는, 그 올바른 이해와 향유 없이, 다시 말해 세계 문학과의 참다운 교류 없이 한국 문학의 세계 시민화가 불가능하다는 의미에서, 보다 근본적으로, 우리의 문화적 시야 및 터전의 확대와 그 질적 성숙에 관련되어 있다. 요컨대 이것은, 후미에 갇힌 우리의 좁은 인식론적 전망의 틀을 깨고 세계 전체를 통찰하는 눈으로 진정한 ‘문화적 이종 교배’의 토양을 가꾸는 작업이며, 그럼으로써 인간 그 자체를 더 깊게 탐색하기 위해 ‘미로의 실타래’를 풀며 존재의 심연으로 침잠하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우리의 현실을 둘러볼 때, 그 실천을 위한 인문학적 토대는 어느 정도 갖추어진 듯이 보인다. 다양한 언어권의 다양한 영역에서 문학 전공자들이 고루 등장하여 굳은 전통이나 헛된 유행에 기대지 않고 나름의 가치 있는 작가와 작품을 파고들고 있으며, 독자들 또한 진부한 도식을 벗어나 풍요로운 문학적 체험을 원하고 있다. 새롭게 변화한 한국어의 질감 속에서 그 체험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요청 역시 크다. 그러므로 필요한 것은 어쩌면 물적 토대뿐일지도 모른다는 판단이 우리를 안타깝게 해왔다.

이러한 시점에서, 대산문화재단의 과감한 지원 사업과 문학과지성사의 신뢰성 높은 출간을 통해 그 현실화의 첫발을 내딛게 된 것은 우리 문화계의 큰 즐거움이 아닐 수 없다. 오늘의 문학적 지성에 주어진 이 과제가 충실한 결말을 맺을 수 있도록, 우리는 모든 성실을 기울일 것이다.

‘대산세계문학총서’ 기획위원회

※ 선정위원

- 영어권 : 신문수(서울대 영어교육과 교수)

- 불어권 : 권오룡(한국교원대 불문과 교수)

  - 독어권 : 김용민(연세대 독문과 교수)

  - 스페인어권 : 김춘진(서울대 서문과 교수)

  - 러시아어권 : 박종소(서울대 노문과 교수)

  - 중국어권 : 박재우(한국외대 중국어과 교수)

  - 일본어권 : 박유하(세종대 일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