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종합문학상, 부문별 3천만~5천만원 총 1억7천만원 시상 / 수상작 외국어로 번역출판, 시상식 11월 29일 하오 6시 세종홀 1. 개 요 - 대산문화재단(이사장 신창재)은 국내 최대의 종합문학상인 대산문학상의 제15회 수상작을 선정, 발표하였다. - 제15회 대산문학상의 부문별 수상작과 작가로는 시 부문 남진우 作 『새벽 세 시의 사자 한 마리』, 소설 부문 김훈 作 『남한산성』, 희곡 부문 배삼식 作 「열하일기 만보」, 평론 부문 김영찬 作 『비평극장의 유령들』, 번역 부문 강승희․오동식․토르스텐 차이악 獨譯 『Die Geschichte des Herrn Han 한씨 연대기(황석영 作)』이 수상작으로 각각 선정되었다. 수상작에는 상패와 함께 소설 5천만원, 시․희곡․평론․번역 각 3천만원 등 총 1억7천만원의 상금이 시상되며, 시, 소설, 희곡 부문 수상작은 2008년도 번역지원 공모를 통해 주요 외국어로 번역되어 해당 어권의 출판사를 통해 출판, 소개된다. - 각 부문 본심위원들은 수상작 선정 사유로 ▲시 부문의 『새벽 세 시의 사자 한 마리』는 시인의 신비에 대한 오랜 탐구가 마침내 ‘부정의 정신’으로 생의 지배(紙背)를 철(徹)하는 경험적 진실 속에 뿌리내린 시적 전통의 혁신이라는 점 ▲소설 부문 『남한산성』은 문자화된 역사를 살아있는 생생한 살과 피의 형상으로 복원해 내는 능력이 단연 놀라웠고 극적 구조의 탁월함과 단순명쾌한 문체의 매력이 돋보인다는 점 ▲희곡 부문 「열하일기 만보」는 연암 박지원의 생애와 문학을 오늘의 철학적 전망으로 이끌어 냄으로써 오늘 한국의 연극계가 가장 목말라하는 인문학의 깊이와 향기를 담보해냈다는 점 ▲평론 부문 『비평극장의 유령들』은 1990~2000년대 한국문학의 불유쾌한 유령 같은 소설적 증상들과의 애정어린 고투를 촘촘한 ‘해석의 그물망’, 정치한 분석, 견고하고도 탄력적인 비평언어로 담아냈다는 점 ▲번역 부문의 독역 『Die Geschichte des Herrn Han 한씨 연대기』는 원작 특유의 입담과 향토색 짙은 언어, 우리 고유의 역사적 상황에서 파생된 용어를 평이하면서도 수준 높은 독일어로 옮겨 원작의 예술적 수준을 충분히 반영했다는 점 등을 꼽았다. 특히 올해 수상자들은 소설 부문을 제외하고는 모두 40대 이하의 비교적 젊은 문인들이어서 눈길을 끈다. 이중 평론 부문의 김영찬은 대산창작기금 수혜작이기도 한 첫 평론집으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는데 첫 작품집이 수상작으로 선정되기는 대산문학상 15년 역사상 전 장르를 통틀어 김영찬이 최초이다. 희곡 부문의 배삼식 역시 네 번째 창작희곡으로 수상했는데 30대 작가가 수상자로 선정되기는 이번이 네 번째이다(이승우 1993년 제1회 소설 부문, 김명화 2002년 희곡부문, 김연수 2005년 소설 부문). 수상작 뿐 아니라 본심 혹은 최종 논의 대상작에 올라온 작품들 역시 젊은 문인들의 작품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2000년대 이후 본격화된 한국문단의 세대교체가 더욱 확연해졌다는 평가를 가능하게 한다. - 대산문학상은 “민족문화 창달”과 “한국문학의 세계화”라는 대산문화재단의 설립취지에 따라 시․소설․희곡․평론․번역 등 5개 부문을 선정, 매년 시상하는 종합문학상으로 최근 1년여(2006년 4월~2007년 8월) 동안 단행본으로 발표된 문학작품 가운데 작품성이 가장 뛰어나고 한국문학을 대표할 수 있는 작품을 선정, 시상하는 작품상이다. 대산문학상은 올해 2차 발전방안을 마련하여 상의 아이덴티티와 지향점, 심사기준을 새롭게 정리하였고 상금인상, 심사대상 재설정 등의 대대적인 개선안을 마련하였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소설 부문 상금이 5천만원으로 인상되었고 내년부터 소설 부문 심사대상이 장편으로 한정되게 되었다. 이는 수상작이 외국어로 번역, 출판되는 상의 특성을 감안할 때 필요한 조치인데, 한국 문학계 전체로 봤을 때도 세계 독자들과의 공감을 고려한다면 단편 위주 관행에서 벗어날 필요성이 절실함을 고려하였다. 상금 인상은 장편 창작이 상대적으로 작가에게 더 많은 물질적 정신적 노력과 함께 높은 수준의 문학성을 요구함을 감안하여 이루어졌다. 소설 부문 상금 인상에 따라 앞으로 예산 사정이 허락하는 범위 안에서 타 부문 상금도 차례로 올려나갈 계획이다. 대산문학상은 이에 앞서 2005년 마련된 1차 발전방안에 따라 ▲번역 부문의 어권별 순회 심사(영어, 불어, 독어, 스페인어 순) ▲시 소설 예․본심 2심제, 희곡 평론 번역 부문 단심제 진행 ▲예심 및 본심기간 연장(6~8월 예심, 9~10월 본심) 및 독회 강화 ▲본심위원 증원(5명) 및 본심 무기명 투표제 등을 시행하고 있다. - 예심은 이문재 이희중 황인숙(이상 시), 김동식 김인숙 류보선 한창훈(이상 소설) 등 소장 및 중견문인, 평론가 7명이 6월 중순부터 약 세 달 동안 진행하였다. 본심은 김우창 김종해 정과리 천양희 황지우(이상 시), 김인환 박완서 임철우 최윤 황광수(이상 소설), 김방옥 김석만 김형기 오태석 이만희(이상 희곡), 김병익 김윤식 윤영천 윤지관 이태동(이상 평론), 김미혜 김수용 김승옥 안삼환 하이디 강(이상 번역) 등 중진 및 원로문인 평론가 번역가 25명이 9월 초부터 두 달 남짓 동안 장르별로 심사를 진행하여 수상작을 결정했다. 심사위원장은 소설가 박완서 선생이 맡았다. - 시상식은 오는 11월 29일(목) 하오 6시 세종문화회관 세종홀 대연회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2. 수상작 선정 경위 ▲ 시 부문 : 『새벽 세 시의 사자 한 마리』(남진우 作, 문학과지성 刊) 본심에 올라온 시집들 중 최종 논의대상작으로 선정된 세 편의 시집, 손택수의 『목련 전차』, 이영광의 『그늘과 사귀다』 그리고 남진우의 『새벽 세 시의 사자 한 마리』는 성격이 확연히 구분되었다. 『그늘과 사귀다』와 『목련 전차』는 시적 느낌의 측면에서 돋보였고, 『새벽 세 시의 사자 한 마리』는 시적 전통의 혁신이라는 면에서 탁월했다. 이 세 시집들은 모두 장점 못지않게 단점 또한 확연해 심사위원들은 장시간의 난상공론을 거쳐야 했다. 결국 두 번의 투표를 거쳐 남진우 씨의 『새벽 세 시의 사자 한 마리』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는데 이는 무엇보다 남진우 씨의 신비에 대한 오랜 탐구가 마침내 ‘부정의 정신’으로 생의 지배(紙背)를 철(徹)하는 경험적 진실 속에 뿌리내렸다는 데에 심사위원 모두가 동의했기 때문이다. ▲ 소설 부문 : 『남한산성』(김훈 作, 학고재 刊) 열 편의 본심작은 2차 모임에서 『리나』(강영숙), 『전갈』(김원일), 『리진』(신경숙), 『핑퐁』(박민규), 『사육장 쪽으로』(편혜영), 『남한산성』(김훈) 등 여섯 작품으로 압축되었다. 이 작품들은 예외 없이 높은 수준과 뚜렷한 개성을 소유하고 있었고 우리 문학사에 뚜렷한 족적을 그려온 원로 작가에서부터 현재 한창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중견작가, 그리고 등단 십년 이내의 의욕에 넘치는 젊은 작가들까지 골고루 포진해 있었다. 장시간의 논의와 투표를 거친 끝에 다시 논의대상작은 두 편으로 최종 압축되었다. 편혜영의 『사육장 쪽으로』는 일상에 편재된 삶의 폭력성 탐구라는 주제를 통해, 젊고 힘 있는 이 작가의 ‘한 단계 진화된’ 세계관을 보여주는 의욕적인 성과물이라 할 만 했다. 김훈의 『남한산성』은 무엇보다 극적구조의 탁월함과 단순명쾌한 문체의 매력이 돋보였다. 문자화된 역사를 살아있는 생생한 살과 피의 형상으로 복원해 내는 능력도 단연 놀라워서, 작가 자신의 여타 소설에 비해서도 훨씬 알찬 문학성까지 확보해낸 작품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결국 최종 투표 결과 김훈의 『남한산성』이 영예의 당선작으로 결정되었다. ▲ 희곡 부문 : 「열하일기 만보」(배삼식 作) 올해 희곡 부문에서 심사위원들의 관심은 단연 한 작품, 배삼식의 「열하일기 만보」에 집중되었다. 그것은 이 작품이 사유의 폭과 깊이, 연극적 감수성과 상상력, 그리고 언어적 형상화라는 점들에서 근래 희곡계에서 보기 드문 성취를 보였기 때문이었다. 최근의 연극계는 뮤지컬 산업의 급속한 번창 아래 다소 위축되어 있으며 그나마 피상적인 일상성이나 포스모던 풍의 가벼운 해체적 유희에 머무는 희곡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배삼식의 희곡은 오늘 한국의 연극계가 가장 목말라하는 인문학의 깊이와 향기를 지니고 있었다. 이 작품은 최근 재평가되고 있는 연암 박지원의 글쓰기와 그가 살던 시대적 배경에 주목하면서 그 문제점을 보다 보편적인 사유로 펼쳐내는 동시에 탈근대라는 오늘날의 철학적 전망으로 이끌고 있다. 비록 다소 안전한 우화적 양식을 취하고 있다는 단점이 지적되기는 했지만 이 작가가 이미 발표한 다른 희곡들을 통해 인간과 상황의 구체성과 생동감 역시 뛰어나게 그리는 작가임을 입증한 바 있어 수상작으로 선정하기로 결정하였다. ▲ 평론 부문 : 『비평극장의 유령들』(김영찬 作, 창비 刊) 첫째 모임에서는 최근 1년 동안 발표된 작품들(단행본 평론집 66권) 중 12편을 가리었다. 둘째 모임에서는 이 작품들을 대상으로 활발한 상호 토론과 투표를 거쳐 김영찬의 『비평극장의 유령들』, 김성곤의 『글로벌 시대의 문학』, 이광호의 『이토록 사소한 정치성』, 임규찬의 『비평의 창』 등 4편이 최종심으로 넘겨졌다. 마지막 모임에서 비평적 관점의 유연성, 비평적 통찰력, 문제의식의 치열성, 비평언어의 개성 및 견고성, 작품 해석의 밀도 등의 면모를 기준으로 토의한 결과 김영찬, 이광호의 두 편이 최종 논의대상으로 남았다. 또 한 번의 토의와 투표를 거친 결과 김영찬의 비평집이 만장일치로 수상작으로 확정되었다. 이 비평집에는 1990~2000년대 한국문학의 불유쾌한 유령 같은 소설적 증상들과의 애정 어린 비평적 고투가 한눈에 역력하다. 촘촘한 ‘해석의 그물망’, 정치한 분석, 견고하고도 탄력적인 비평언어 등이 돋보이며 어정쩡한 절충주의를 거절하고 오늘의 특정 문학현상에 파당적으로 쉽게 쏠리거나 그것을 근거 없이 내치는 차원을 시원스레 벗어나 있는 점도 수상 요인이었다. ▲ 번역 부문 : 『Die Geschichte des Herrn Han 한씨 연대기』 (강승희․오동식․토르스텐 차이악 獨譯, 황석영 作, 독일 dtv 刊) 이번 독어권 번역 심사에 올라온 작품은 모두 38권이었다. 심사위원들은 우선 이 가운데서 10권을 일차로 선발하고, 이를 다시 5권, 2권으로 압축해 나갔다. 이렇게 해서 최종선에 오른 것이 『Mogelperspektive 이상 시선집』과 『Die Geschichte des Herrn Han 한씨 연대기』였다. 두 작품은 모두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잘 된 번역이었는데 토론에 토론을 거듭한 후 결국 『Die Geschichte des Herrn Han』이 수상작으로 결정되었다. 『Mogelperspektive』도 원문의 분위기가 잘 전달되었고, 현대 한국시를 서양에 전달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는 평을 받았다. 수상작인 『Die Geschichte des Herrn Han』의 역자들은 원작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의미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독일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융통성을 발휘해 번역을 진행하였으며, 원작 특유의 입담과 향토색 짙은 언어, 우리 고유의 역사적 상황에서 파생된 용어를 잘 전달하고 있다. 또한 평이하면서도 수준 높은 독일어의 사용은 이 작품의 예술적 수준을 충분히 반영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 심사평 (본심) 시 부문 본심에 올라온 시집들을 검토하면서 아쉬움이 먼저 표현되었다. 예심의 그물이 촘촘했을 것은 분명한 일이겠으나 그런데도 공백들이 보였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에 대한 원인은 취향의 다변화가 급격하게 이루어진 오늘날의 현상에 있는 것이고 그 점에서 보자면, 예심 형식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를 요구하는 문제일 수도 있었다. 물론 본심에 오른 시집들은 제가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고 따라서 모두 수상에 값할만한 시집들이라는 점은 심사위원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사항이었다. 다만 일부 심사위원이 보기엔, 대부분의 시집이, ‘염화시중의 미소’로 요약할 수 있는 영랑과 용아 선생 이래 한국적 서정시의 유구한 전통 안에 갇혀 있다는 점이 불만스러웠고, 그러한 고정된 감각이 일종의 지배적 시적 취향으로 급격히 굳어지고 있다는 것도 오늘날의, 취향의 무차별적 분산과 더불어 병발적으로 진행되는, 또 다른 중요한 현상이라는 점에서 한국시의 공간이 취락문화로 퇴행하고 있지는 않은가, 라는 불안이 피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또 다른 심사위원들의 눈으로는, 중요한 것은 어떤 경향들이라기보다 절실한 시적 ‘느낌’이었고, 일반적 감각의 기대지평에 근거해 있다 할지라도, 아니 오히려 더욱 더 거기에 기대어, 그 느낌의 전자기장을 자체 내의 힘으로 그 자체 내의 구도 속에서 한 단계 끌어 올리는 이미지며 형상을 창출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주장을 내세울 만하였다. 본심에 오른 세 편의 시집, 손택수의 『목련 전차』, 이영광의 『그늘과 사귀다』 그리고 남진우의 『새벽 세 시의 사자 한 마리』는 바로 그러한 두 가지 대립된 의견의 첨예한 본보기들로서 선택된 시집들이었다. 『그늘과 사귀다』와 『목련 전차』는 시적 느낌 쪽을 중시한 심사위원들이 당당히 제출할 물증이었고, 『새벽 세 시의 사자 한 마리』는 시적 전통의 혁신을 주장한 심사위원들이 소중히 건사할 물건이었다. 하지만 반대편에서 보자면, 『목련 전차』의 경우 자연과의 찰나적인 교감이 너무 경쾌하다 못해 습관성 마취제로 기능하는 약점이 있었고, 『그늘과 사귀다』의 경우엔 거꾸로 너무 집착이 강해 자칫 의사보편성의 세계로 빠질 위험이 있었으며, 그 반대로 『새벽 세 시의 사자 한 마리』는 낯선 세계에 대한 의지가 작위적 세계의 창출로 나갈 위험이 있었다. 하지만 또다시 반대편에서 보자면, 『목련 전차』의 활달함을 능가할 무엇이 있을지 의문스러운가 하면, 『그늘과 사귀다』의 구도적 자세야말로 가장 숭고한 시적 경지에 다가갈 길일 수 있었으며, 또한 『새벽 세 시의 사자 한 마리』의 낯선 환상 세계는 이미 우리 생활문화의 심부에서 전개되고 있는 실존적 체험의 세계인데도 낡은 고정관념이 그걸 못 보게 할 뿐이었다. 심사위원들은 장시간의 난상공론 끝에 두 번의 투표를 거쳐 남진우 씨의 『새벽 세 시의 사자 한 마리』를 수상작으로 선정하는 데 합의하였다. 무엇보다도 남진우 씨의 신비에 대한 오랜 탐구가 마침내 ‘부정의 정신’으로 생의 지배(紙背)를 철(徹)하는 경험적 진실 속에 뿌리내렸다는 데에 심사위원 모두가 동의했기 때문이다. 심사위원 : 김우창 김종해 정과리 천양희 황지우 소설 부문 본심 대상작은 총 열 작품이었다. 다섯 분의 심사위원들이 전체 작품들을 꼼꼼히 읽고 난 뒤 1차 모임을 가졌다. 대상작 모두가 예외 없이 높은 수준과 뚜렷한 개성을 소유한 작품들이어서, 심사에 임하는 마음도 적잖게 긴장되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런 한편으로, 우리 문학사에 뚜렷한 족적을 그려온 원로 작가에서부터 현재 한창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중견작가, 그리고 등단 십년 이내의 의욕에 넘치는 젊은 작가들까지 골고루 포진해 있어서, 실로 우리 소설문학의 다채롭고 활기찬 성과들을 한 자리에서 확인해 보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1차 모임에서 장시간 진지한 토의를 거친 결과, 『리나』(강영숙), 『전갈』(김원일), 『리진』(신경숙), 『핑퐁』(박민규), 『사육장 쪽으로』(편혜영), 『남한산성』(김훈) 이상 여섯 작품으로 일단 압축되었다. 『리나』는 디아스포라의 삶이라는 주제와 함께, 사실적 스토리 골격에 신화적 상상력을 도입한 신선하고 의욕적인 시도가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서사구조가 입체성을 갖지 못한 채 다소 지루하게 반복되는 느낌이 아쉬웠다. 『전갈』은 ‘역사가 세대를 통해 어떻게 전수 되는가’ 라는 문제에 초점을 둔, 대가다운 중량감 있는 작가의식이 돋보였으나, 허구적 구조와 실록적인 요소의 유기적인 결합이 다소 아쉬웠다는 평이었다. 왕따 혹은 익명의 존재들을 위한 송가라고 불러도 좋을 『핑퐁』은 작가의 재치와 순발력, 특유의 화법이 한껏 발휘된 특별하고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우화적인 요소와 재기에 치우친 감이 있다는 평을 받았다. 『리진』은 인물과 스토리를 대단히 밀도 있게 형상화해 냄으로써, 삭제된 역사 속의 여인을 현실 속에 생생하게 복원해 낸 역작이다. 한국적 근대성에 대한 새로운 시선, 또 풍속소설적인 요소들도 매력적으로 읽혔다. 『사육장 쪽으로』는 일상에 편재된 삶의 폭력성 탐구라는 주제를 통해, 젊고 힘 있는 이 작가의 ‘한 단계 진화된’ 세계관을 보여주는 의욕적인 성과물이라 할 만 했다. 『남한산성』은 무엇보다 극적구조의 탁월함과 단순명쾌한 문체의 매력이 돋보였다. 문자화된 역사를 살아있는 생생한 살과 피의 형상으로 복원해 내는 능력도 단연 놀라워서, 작가 자신의 여타 소설에 비해서도 훨씬 알찬 문학성까지 확보해낸 작품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위의 여섯 작품을 대상으로 심사위원 각자가 두 작품씩 적어낸 다음, 득표순에 의해 마지막으로 『남한산성』 『사육장 쪽으로』 두 편이 남았다. 이를 놓고 최종 투표한 결과 마침내 김훈의 『남한산성』이 영예의 당선작으로 결정되었다. 수상자께 진심으로 축하를 드린다. 심사위원 : 김인환 박완서 임철우 최윤 황광수
희곡 부문 올해 2007년 대산문학상 희곡 부문에서 1차 심사를 통과한 십여 편의 작품들은 각자 나름대로의 신선한 열정과 예술적 기량들을 보였으나 심사위원들의 관심은 단연 그 중 한 작품에게 집중되었다. 그것은 배삼식 작의 「열하일기 만보」였다. 현재 희곡 분야에서 세대 간의 교차 현상이 뚜렷한 탓인지 1차 심사를 통과한 희곡 모두가 중진이거나, 신진에서 중진으로 진입하는 세대의 작품들이었다. 배삼식의 경우 역시 십 년 정도의 작품 활동을 해왔기에 그 경력은 그리 길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열하일기 만보」는 사유의 폭과 깊이, 연극적 감수성과 상상력, 그리고 언어적 형상화라는 점들에서 근래 희곡계에서 보기 드문 성취를 보였기에 심사위원들은 기쁜 마음으로 이 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할 수 있었다. 최근의 연극계는 뮤지컬 산업의 급속한 번창 아래 다소 위축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며 그나마 근래 발표되고 공연되는 희곡들은 대체로 피상적인 일상성이나 포스모던 풍의 가벼운 해체적 유희에 머무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배삼식의 「열하일기 만보」는 오늘 한국의 연극계가 가장 목말라하는 인문학의 깊이와 향기를 지니고 있다는 데 주목을 받았다. 이 작품은 최근 재평가되고 있는 연암 박지원의 글쓰기와 그가 살던 시대적 배경에 주목하면서 그 문제점을 보다 보편적인 사유로 펼쳐내는 동시에 탈근대라는 오늘날의 철학적 전망으로 이끌고 있다. 정조 시대의 북벌론과 소중화론은 21세기에 이르러 자기동일성의 삶과 탈주적 삶의 갈등으로 재해석되며 이런 갈등은 만물의 무한한 생성적 움직임으로까지 확산되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철학적 사유는 매우 효과적인 극적 장치로 재생산된다. 연암은 인간의 말(言語)을 하는 말(馬)이 되며 이 기묘한 존재의 기상천외한 행위는 모래바람이 날리는 중앙아시아의 한 마을을 중심으로 해서 폐쇄된 삶과, 탈주를 꿈꾸는 유목적 삶 사이의 경계에 매우 흥미로운 틈새를 벌려놓게 된다. 그리고 이런 극적인 설정은 다채로운 의미와 개성을 지닌 인물과 존재들의 흥겨운 상호작용과, 그리고 무대적 현재성을 지니는 풍요한 언어들을 통해 한 판 굿으로 폭발될 해방적 에너지를 담고 있다고 하겠다. 비록 「열하일기 만보」가 다소 안전한 우화적 양식을 취하고 있으나 이 작가는 이미 발표한 다른 희곡들을 통해 그가 인간과 상황의 구체성과 생동감 역시 뛰어나게 그리는 작가임을 입증한 바 있다. 심사위원 : 김방옥 김석만 김형기 오태석 이만희
평론 부문 각별히 심사의 공정성을 기하고자 세 차례의 모임을 가졌다. 첫째 회합(9월 18일)에서는 깊은 논의 끝에, 최근 1년(2006. 4~2007. 8) 동안 발표된 작품들(단행본 평론집: 66권) 중 12편을 가리었다. 둘째 모임(10월 10일)은 약 3주간에 걸쳐 각기 정독한 위의 작품들에 대한 활발한 상호 토론을 거쳐 4~5편을 간추리는 일에 주력하였다. ‘심사위원 각 2표, 무기명 투표’ 방식으로, 다음 4편이 최종심으로 넘겨졌다. ◎ 김영찬, 『비평극장의 유령들』(창작과비평사) ◎ 김성곤, 『글로벌 시대의 문학』(민음사) ◎ 이광호, 『이토록 사소한 정치성』(문학과지성사) ◎ 임규찬, 『비평의 창』(강) 셋째 모임(10월 24일)에서 심사위원들은 위의 작품들을 놓고, 축조심의하듯 그 각각의 특장과 아쉬운 점 등에 대해 자유로이, 폭넓게 의견을 나누었다. 이 과정에서 특별히 유념하고자 한 것은 비평적 관점(거시담론, 미시비평 등)의 유연성, 비평적 통찰력, 문제의식의 치열성, 비평언어의 개성 및 견고성, 작품 해석의 밀도, 장르(시, 소설)적 편향 등의 다각적 면모들이었다. 모두 특유의 공력이 스며든 성과작들이었지만 우선 4편 중 2편을 엄선, 이를 놓고 다시 논의하는 순서를 거치기로 합의하였다. 제1차 투표 결과 김영찬, 이광호의 두 편이 마지막 논의대상으로 남았다. 이들 중 어느 쪽이 과연 현단계 한국문학 평론부문의 ‘최종 심급’이라 할 대산문학상에 값하는지를 정하는 일은 좀체 간단치 않았다. 그리하여 위에 든 여러 가지 주안점들을 각각의 평론집에 한층 구체적으로 적용, 면밀히 검토하는 과정을 또다시 거쳤다. 제2차 투표 결과, 김영찬의 『비평극장의 유령들』이 심사위원 전원의 표를 얻어 ‘2007년 대산문학 평론부문 수상작’으로 확정되었다. 김영찬 씨에게 축하를 보낸다. 등단 3년 만에 갓 펴낸 이 저작은 첫 평론집답지 않은 무게와 품격을 지니고 있다. 특히 1990~2000년대 한국문학의 불유쾌한 유령 같은 소설적 증상들과의 애정 어린 비평적 고투가 한눈에 역력하다. 이 비평집의 힘은 촘촘한 ‘해석의 그물망’, 정치한 분석, 견고하고도 탄력적인 비평언어 등에서 온다. 어정쩡한 절충주의를 거절하고, 오늘의 특정 문학현상에 파당적으로 쉽게 쏠리거나 그것을 근거 없이 내치는 차원을 시원스레 벗어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현재의 긴장의 지속을 바라는 입장에서, 첫 평론집을 낸 김영찬 씨에게 이 상이 오히려 하나의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우려도 없지 않았다. 미처 무르녹지 않은 외래 이론의 산발적 접합, 소설 장르에의 편향 문제도 아울러 거론되었음을 덧붙여둔다. 수상자의 지속적 정진을 빌어마지 않는다. 심사위원 : 김병익 김윤식 윤영천 윤지관 이태동 번역 부문 금년도 대산문학상 번역부문은 대산문화재단의 새로운 방침에 의해 독어권 번역 작품들이 심사대상으로 올랐다. 영어, 독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등 각 언어권별로 한 해씩 돌아가며 심사를 하게 된 것이다. 번역 작품의 심사를 해 본 사람은 잘 알겠지만 여러 나라 말로 된 번역 작품을 심사를 통해 우열을 가리는 일이 정말 어렵기 때문에 제도가 합리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본다. 이번 독어권 번역 심사에 올라온 작품은 모두 38권에 달하였다. 심사위원들은 우선 이 가운데서 10권을 일차로 선발하고, 이 10권을 다시 면밀히 검토하여 5권으로 압축하였다. 이렇게 해서 뽑힌 다섯 편의 작품이 양한주․Marion Eggert의 『Mogelperspektive 이상 시선집』, 오동식․강승희․Torsten Zaiak의 『Der ferne Garten 오래된 정원』(황석영 作), 오동식․강승희․Torsten Zaiak의 『Die Geschichte des Herrn Han 한씨 연대기』(황석영 作), 이경분․Kai Köhler의 『Vermutungen über das Labyrinth 미궁에 대한 추측』(이승우 作), 이기향․Martin Herbst의 『Land der Verbannung 유형의 땅』(조정래 作)이었다. 우리는 한권 한권에 대하여 번역이 원작자의 의도와 일치하였는지, 원작의 분위기가 잘 전달되었는지, 어떤 종류의 오역이 드러나는지 등을 논의하였다. 다섯 작품 모두 잘 번역되었으나 또한 모두 번역상의 장단점을 지니고 있음이 드러났다. 이 가운데 최종선에 오른 것은 『Mogelperspektive 이상 시선집』과 『Die Geschichte des Herrn Han 한씨 연대기』였다. 두 작품은 비록 완전한 번역이라고는 할 수 없었지만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잘 된 번역이어서 심사위원들은 어느 작품을 수상작으로 결정하여야 할지 고심하였고, 토론에 토론을 거듭한 후 결국 『Die Geschichte des Herrn Han』이 수상작으로 결정되었다. 『Mogelperspektive』도 원문의 분위기가 잘 전달되었고, 현대 한국시를 서양에 전달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는 평을 받았다. 수상작으로 선정된 『Die Geschichte des Herrn Han』의 역자들은 아주 성실하게, 원작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원작의 의미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글자 하나하나를 직역한 것이 아니라, 독일 독자들이 작품을 이해하기 쉽도록 융통성을 발휘하였으며(이것은 아주 어려운 작업이다), 원작 특유의 입담과 향토색 짙은 언어, 우리 고유의 역사적 상황에서 파생된 용어를 잘 전달하고 있다. 등장인물들의 독특한 성격을 나타내는 대화들을 충실하게 독일어화한 언어로 옮겨 놓았다. 또한 평이하면서도 수준 높은 독일어의 사용은 이 작품의 예술적 수준을 충분히 반영한 것으로 평가된다. 번역된 작품은 더 이상 원작의 언어권 문학이 아니라 번역된 언어권의 문학작품이어야 한다. 황석영의 소설 『한씨 연대기』는 우리 문학에 속하지만 『Die Geschichte des Herrn Han』은 독일문학에 속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이번 대상문학상 번역상은 하나의 모범적 실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심사위원들은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앞으로 역자 오동식, 강승희, Torsten Zaiak 씨의 왕성한 번역활동이 기대된다. 심사위원 : 김미혜 김수용 김승옥 안삼환 하이디 강 - 수상자 약력 ▶ 시 부문 : 『새벽 세 시의 사자 한 마리』 남진우 - 1960년 전북 전주 출생 - 중앙대 문예창작과 및 동 대학원 수료 - 시인, 평론가, 명지대 문예창작과 교수, 계간 『문학동네』 편집위원. 동서문학상, 김달진문학상, 소천비평문학상, 팔봉비평문학상, 현대문학상 등 수상 - 198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및 198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평론 부문으로 등단. 시집 『깊은 곳에 그물을 드리우라』『타오르는 책』『죽은 자를 위한 기도』, 평론집 『신성한 숲』『바벨탑의 언어』『숲으로 된 성벽』『그리고 신은 시인을 창조했다』 ▶ 소설 부문 : 『남한산성』 김훈 - 1948년 서울 출생 - 고려대 영문과 중퇴 - 소설가.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등 수상 - 장편소설 『빗살무늬 토기의 추억』『칼의 노래』『현의 노래』『개(내 가난한 발바닥의 기록)』, 소설집 『강산무진』, 산문집 『풍경과 상처』『자전거여행 1․2』『아들아, 다시는 평발을 내밀지 마라』『밥벌이의 지겨움』『너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 말들에 대하여』 등 ▶ 희곡 부문 : 「열하일기만보」 배삼식 - 1970년 전북 전주 출생 - 서울대 인류학과 및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극작과 전문사(M.F.A.) 과정 졸업 - 극작가 - 창작희곡 「정글 이야기」「오랑캐여자 옹녀」「주공행장」, 각색희곡 「마당놀이 삼국지」 「마당놀이 마포황부자」「빵집」「허삼관 매혈기」「벽속의 요정」 등 ▶ 평론 부문 : 『비평극장의 유령들』 김영찬 - 1965년 경남 진주 출생 - 성균관대 불문과 및 동 대학 국문과 석박사 - 평론가, 계명대 교수. 현대문학상 수상, 대산창작기금․문화예술위원회 문예창작기금․ 경기문화재단 문예창작기금 수혜 - 2003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저서 『근대의 불안과 모더니즘』, 역서『성관계는 없다 - 성적 차이에 관한 라캉주의적 탐구』『근대성과 페미니즘』(이상 공역) 등 ▶ 번역 부문 : 『Die Geschichte des Herrn Han 한씨 연대기』 강승희 오동식 토르스텐 차이악 ◎ 강승희 - 1969년 서울 출생 - 한신대 독문과 및 동 대학 석사, 독일 훔볼트대 박사 - 번역가, 한신대 외래교수. 대산문화재단 한국문학 번역지원(2001, 2004) 및 한국문학번역원 번역지원 수혜(2003, 2004, 2005, 2007) - 저서 『하이네 뮐러 연구』(공저), 역서 『Der ferne garten 오래된 정원』(황석영 作), 『Aufgehen der knospe 화개』(김지하 作), 『Die Sonne und der Mond 해님 달님』 (송재찬 作) 등 ◎ 오동식 - 1963년 서울 출생 - 한신대 독문과 및 동 대학 석사, 독일 훔볼트대 박사 - 번역가, 대산문화재단 한국문학 번역지원(2001, 2004) 및 한국문학번역원 번역지원(2003) 수혜 - 역서 『Der ferne garten 오래된 정원』(황석영 作) 등 ◎ 토르스텐 차이악(Torsten Zaiak) - 1965년 독일 베를린 출생 - 독일 훔볼트대 졸업(독문학, 역사학) - 프리랜서 작가, 번역가. 대산문화재단 한국문학 번역지원 및 한국문학번역원 번역지원 (2003, 2004) 수혜 - 역서 『Der ferne garten 오래된 정원』(황석영 作), 『Aufgehen der knospe 화개』 (김지하 作) 등 - 본심 대상작 및 최종 논의작 < 시 > (본심 대상작)
< 소설 > (본심 대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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