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 문학과 정치

문학과 정치의 돌발적이고 불가분적 관계 고찰 :

복거일 김정환 박래부 김광일

문학교양지 『대산문화』 봄호

대산초대석 : 공지영 對 김윤영  “열무싹 같은 슬픔은 없다”

특별좌담 : 토마스 브루시히  분단 상황을 여유롭고 유머러스하게 다룰 수 있

시론 : 권택영  우울증의 문화에서 애도의 문화로

SF콩트 연재 시작 : 박민규  「자이언트」

▶ 대작에세이 : 최일남    ▶나의 아버지 : 한강   

▶ 나의 삶 나의 문학 : 한창훈

- 대산문화재단(이사장 愼昌宰)은 문학과 관련된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고 문학 전반에 걸친 풍부한 읽을거리를 제공하기 위한 문학교양지 『대산문화』 2007년 봄호(통권 23호)를 발간하였다.


- 『대산문화』 봄호의 기획특집은 ‘문학과 정치’이다. 오랜 세월 동안 반복되어 논의되어 온 둘 사이의 돌발적이고 불가분적인 관계에 대해 논의해보고자 한 이번 특집은 문학의 자율성, 정치에 뛰어든 국내외 문학인들이란 주제로 나뉘어 구성됐다.

  문학의 자율성에 있어서는 소설가 복거일과 시인 김정환이 각각의 논의를 펼쳤다. 복거일은 「문학의 자율성, 예술적 진실」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현대 문학이 누리는 자율성이 문학의 힘찬 생명력의 본질적 요소’라고 전제하고, 이러한 자율성은 어쩔 수 없이 사회적 반응을 생각하면서 글을 쓰게 되는 작가에 의해 훼손되고 있으며, 전체주의 사회에서 더욱 두드러지는 현상이라고 말한다. 또한 ‘근년에 우리 사회에서 전체주의 사조가 아주 거셌’으며 그로 인해 노동문학, 노동해방문학, 지식인들의 존재전이와 같이 ‘1980년대와 1990년대 초 중반에 주목을 받았던 문학작품들이 대부분 사회주의 리얼리즘을 충실히 따른 작품들’임을 예로 들었다. 결론적으로 ‘문학의 자율성은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문학의 자율성을 훼손하려는 세력에 저항하는 작가들만이 얻고 지키는 것’이라고 글을 맺는다. 같은 주제로 「가벼운 농담으로써 형상화 - ‘문학과 정치’를 잊지 않으려 노력하면서」를 쓴 김정환은 고형렬 시집 『밤 미시령』의 두 시를 예로 들면서 ‘시는 다른 목소리다. 역사 혹은 안티역사의 목소리가 아니라 역사 속에서 언제나 무언가 다른 것을 말하는 목소리다’라고 한 옥타비오 파스의 의견에 동의한다.

  문학인으로서 정치 활동에 참여한 국내 문학인들을 조명해 본 박래부 한국일보 논설위원실장은 「정치에 뛰어든 우리 문학인들」에서 고려의 정지상 김부식, 조선의 정철 윤선도, 현대의 시인 김관식 김춘수 양성우, 소설가 김홍신 김한길의 정치 인생을 살펴 문인들의 정치참여에 대한 당위성을 찾아본다. 김광일 조선일보 문화부장은 「문학과 정치, 경계에 선 해외의 작가들」을 통해 문학인에서 정치인으로 두 인생을 살고 있는 해외의 대표적인 인물인 바츨라프 하벨,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를 예로 들어 문학이라는 열망과 정치라는 욕망의 교행을 점검한다.


- 신진문인과 중진 ․ 원로문인의 대담을 수록하는 ‘대산초대석’에서는 후일담문학의 선두주자, 페미니스트 작가,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이른바 ‘공지영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공지영 소설가와 『루이뷔똥』『타잔』 등으로 활발한 활동을 선보이고 있는 김윤영 소설가가 만남을 가졌다. 공지영은 이 대담에서 ‘내 문학의 프레임과 기존 문단의 낡은 프레임은 완전히 다르다’며 ‘주례사 비평을 일삼는 집단들이 이 시대 문학의 권위를 떨어뜨리고 문학을 안이하고 우습게 만들었다고 믿’기 때문에 ‘내 눈빛이 흐려지는 일은 결코 하고 싶지 않다’는 다부진 인생관을 밝혔다. 


- 한편 지난 1월 제5회 대산대학문학상 수상자들의 유럽문학기행이 실시됨에 따라 그 기행문을 실음과 동시에 문학기행에서 만난 독일의 소설가 토마스 브루시히와의 ‘특별좌담’을 수록했다. 독일의 분단과 통일이 갖는 엄숙함을 유머와 아이러니로 그려낸 브루시히는 자신의 작품세계에 대해 ‘기존의 진지하고 난해한 독일 문학들의 서술방식에서 벗어나 조금 더 여유로운 시각으로 세계를 바라보려고 했다’고 설명하고, 한국의 분단상황에 대해서 ‘한국의 역사와 정치는 작가로서 문학관과 세계관을 형성하기에 매우 중요한 제재들’이며 ‘그런 풍부한 문학적 자산을 지니고 있는 한국의 문인들이 부럽다’고 말했다. 더불어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를 예로 들며 남과 북의 소통 문제를 해소하게 되면 언젠가 ‘지금의 분단 상황을 좀 더 여유롭고 유머러스하게 다룰 수 있는 작품들도 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 평론가 권택영 경희대 교수는 문학계의 현안에 대해 의견을 피력하는 ‘시론’에서 급변하는 한국사회와 문화를 ‘우울증의 문화’로 진단하고 문화가 상품이 되어 빠른 주기에 의해 미처 승화되지 못하고 버려지는 현상을 지적한다. 글로벌 시대에 들어선 우리의 문화가 ‘예술의 고유성과 독창성에서 우러나는 숭고한 빛’을 상실하고 이탈리아의 18세기 역사학자 비코가 얘기한 ‘야만의 시대’로 접어든 것은 아닐까 우려하며, 우울증이 깊어지기 전에 숭고함을 되찾아 적절히 즐기고 적절히 순환하는 애도의 문화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 소설가 한강‘나의 아버지’에서 아버지인 소설가 한승원씨에 대한 회고담을 기고했다. 글을 쓰던 아버지 때문에 수저 소리, 웃음 소리도 크게 못내던 어린 시절, 새벽이면 어김없이 책상 앞에 앉아계시던 그래서 늘 피곤해보이기만 하시던 아버지를 이제서야 이해할 나이에 이르렀다는 고백과 함께 기억 속에 있는 가족들의 따뜻한 풍경을 그려내고 있다.


- 이외에도 『대산문화』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지성들의 칼럼과 기고문이 풍성하게 수록돼 있다. 구효서가 지난 호부터 연재하고 있는 ‘에세이소설-이야기의 안과 밖’이 수록되었고 화제를 모으며 연재됐던 최일남의 ‘대작에세이’는 「길을 나서면 생각이 깊어진다」를 끝으로 연재를 마치게 되었다. 섬과 바다의 이야기꾼 소설가 한창훈‘나의 삶 나의 문학’에서 자신의 소설의 배경이 된 여수항을 찾아 자신의 소설의 소재가 되어준 순박한 주인공들과 정감어린 기억을 되짚는다. 또한 지난 『대산문화』의 젊은 작가 특집에서 「조까라 마이싱」으로 화제를 모았던 소설가 박민규가 앞으로 1년 동안  ‘SF콩트'를 연재하게 되었다. 이번 호에서는 「자이언트」라는 콩트를 통해 그만의 독특한 글쓰기 방식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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