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단편소설의 정수 이윤기 단편집 독일에서

대표적인 순수서정시인 김영랑 시선집 베트남에서 출간

- 깊이있는 시선과 날카로운 직관, 맛깔스런 필치로 많은 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이윤기의 단편선집과 20세기 전반을 대표하는 순수서정시인 김영랑의 시선집이 대산문화재단(이사장 신창재)의 번역지원을 받아 독일과 베트남에서 각각 출간되었다. 이윤기 단편집 『Kurve und Gerade 직선과 곡선』은 독일 발슈타인(Wallstein)출판사에서, 김영랑 시선집 『모란이 피기까지는』는 베트남 문학출판사에서 각각 출간되었다.

- 『Kurve und Gerade 직선과 곡선』은 이윤기의 2000년도 대산문학상 수상 소설집 『두물머리』를 중심으로 대표단편 7편을 번역, 수록한 단편집이다. 번역가로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이윤기의 소설은 길을 가던 선사가 툭 던지고 간 화두처럼 두고두고 말뜻을 곱씹게 만드는 소재들로 가득하다. 이번 번역서에도 자신이 ‘대롱눈’이라고 비웃었던 사람이 대롱눈이 아니라, 실은 그를 그렇게 생각했던 자신이 대롱눈이었음을 깨닫게 된다는 표제작 <직선과 곡선>을 비롯, 삶의 의미를 반추하게 만드는 소설들이 발췌돼 있다. 원래 『두물머리』 전체를 번역하려고 했던 역자들은 이 소설들 중 소재의 특수성이 두드러져 독일 독자들에게 그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기 힘들 것으로 생각되는 세 편을 빼고 「직선과 곡선」「나비넥타이」를 추가해 이번 번역서를 완성했다.

  책을 출간한 발슈타인 출판사는 독일 내 문학출판사로 상당히 신망받는 수준급 출판사이다. 1986년 설립돼 역사는 길지 않지만 최근 페터 한트케, 귄터 쿠네르트 등의 책을 출판하며 특히 문학 분야에서 급성장하고 있다. 2005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주빈국 행사를 계기로 한국 문학서를 출간하기 시작했으며 현재까지 고은, 김지하, 황지우 등 굵직한 한국 시인들의 시집을 출간하였다. 향후 매년 두 권씩의 한국문학작품을 엄선해 출간할 예정이라고 한다.

  역자인 마티아스 아우구스틴과 박경희 부부는 독일어와 한국어에 공히 능통한 독어권의 손꼽히는 실력파 번역팀이다. 본대학에서 번역학을 전공한 마티아스 아우구스틴은 『Der Gast 손님』(황석영 作, dtv 刊), 『Hoffen 희망』(양귀자 作, EOS 刊), 『Kerker der Liebe 사랑의 감옥』(오규원 作, INST 刊) 등 다수의 번역서를 출간한 바 있고, ‘한국 록음악 50년사’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의 대중음악, 만화, 영화 등을 다양하게 소개하는 행사를 가져 독일 음악팬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 맑고 깨끗한 언어로 순결의 심혼을 추구해 간 한국의 대표 시인 김영랑의 시선집 『Đến khi hoa mầu đȯn nö 모란이 피기까지는』은 레당호안(Le Dang Hoan)의 번역으로 베트남 최고 권위의 출판사인 베트남 문학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이 시집에는 『모란이 피기까지는』에서 발췌한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돌담에 속삭이는 햇발」을 비롯하여 모두 71편의 시가 실려 있다. 권말에는 김영랑의 생애와 작품세계에 대한 소개를 덧붙여 한국문학에 익숙하지 않은 베트남 독자의 이해를 도왔다. 하노이국립 인문사회과학대학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역자는 과거 북한 유학시절 한국 현대시를 처음 접한 이래, 한국시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한용운의 『님의 침묵』 등을 한국 근대시를 번역, 출간하고 있다.

  한국과 베트남은 생활상이나 문화상에 유사한 점이 많아서 이를 반영한 한국문학 작품이 베트남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으며, 최근에는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문학 작품에 관심을 갖는 베트남 독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한국어 교재 외에 한국문학 연구자 및 일반 독자가 읽을 만한 한국문학 번역서가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재단은 지난 2000년부터 베트남에서의 한국문학 작품 출간을 지원해 왔으며 그 결과 『한국현대시인 5인선집』(2002), 방현석의 『랍스터를 먹는 시간』(2004), 한용운의 『님의 침묵』(2006) 등이 번역, 출판되었다. 

  역자는 특별히 한국어 원문을 같이 수록하여 한국문학 연구자와 한국어를 공부하는 베트남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번 시선집은 베트남의 전국 서점에 배포되었으며, 전국 도서관, 베트남 대학 내 한국어과, 한국학과와 한국문학에 관한 세미나, 워크숍 등의 참석자들에게 제공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