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지만 나는 이제 희망을 노래하련다 ①우리 공동체의 테두리와 깊이 ②언제든 다시 광장으로 ③국경을 지우기, 이주민을 환대하기 ④소수자, 현장, 연결
앞 강물, 뒷 강물, 흐르는 물은 어서 따라오라고 따라가자고
1920~30년대 경성의 거리와 음식에 대한 몇 가지 소묘
첫번째｜먼 우레처럼, 두번째｜열등감에 대하여 세번째｜너무 빨리 온 미래 네번째｜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는 것
이 계절의 문학
지난 9년간 정권의 5·18 광주민중항쟁에 대한 도 를 넘는 왜곡과 폄훼에 분노한다며 『죽음을 넘어 시 대의 어둠을 넘어』의 필자들은 개정증보판을 냈다. 5·18 광주민중항쟁의 열흘 간을 최초로 기록한 논 픽션인 이 작품은 1980년대 군부독재 하에서 광주 민중항쟁에 대한 진실에 목말랐던 사람들에게 단비 같은 정보를 주면서 동시에 그 진압의 잔인성 때문 에 큰 충격을 주었다.
황석영 소설가와 당시 광주항쟁에서 학생 신분으 로 기획 및 홍보 활동을 한 이재의·전용호 씨가 그 참상을 기록했지만 황석영 작가에 따르면 “처음부터 윤문이나 아름답게 꾸미는 게 목적이 아니고 광주에서 그때 어떤 일이 이뤄졌다는 것을 알리는 게 목적이었다.” 하지만 한강의 장편소설인 『소년이 온다』 등을 제외하고는 30년 넘는 세월이 흐른 사건의 본격적인 문학적 형상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은 역사적인 사건을 소화해 긴 호흡 속에 담아낼 만한 작가들의 역량 부족 혹은 관심부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가 우려를 자아냈다.
김탁환 작가의 단편집 『아름다운 그이는 사람이어라』와 방현석 작가의 중편소설 「세월」은 세월호 참사 3주기를 맞아 ‘세월호 문학’의 시작을 알렸다. 『아름다운…』은 공항출입국관리소 직원, 잠수사 등 세월호 참사와 직접 관련되거나 목격한 보통 사람들의 세월호를 잊지 않으려는 노력을 담은 중단편집이고, 「세월」은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베트남 이민자 가족의 이야기다.
대선을 앞두고 신경림, 황현산, 황지우, 안도현, 공지영 등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문학인’ 423명은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이들은 “국민이 생업에 대한 걱정과 평온한 일상의 복원을 바라는 것처럼, 문인들도 인간의 자유의지와 상상력이 마음대로 표현될 수 있는 세상을 원한다”며 “그런 세상을 실현할 수 있는 정치인은 문재인 후보뿐”이라고 지지 이유를 밝혔다.
한 작품을 쓸 때 5~10년의 긴 시간을 투여하는 2015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는 최근 방한해 “세월호 사건을 다루려면 저널리즘 지식, 사회학적 접근뿐 아니라 성직자 같은 순수한 자세가 필요하다. 빤한 참사 문학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철학적인 태도가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정치적인 사건, 참사를 다루기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막대한 시간과 공력이 필요한 것은 물론이고 안이하게 사건을 바라보지 않는 성직자와 철학자적인 태도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에 더해 그 시간을 버틸 수 있도록 사회가 작가를 지원하는 시스템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2~3년에 한 번씩 책을 내야만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작가들에 대한 지원이 있어야 한때의 정치의 계절을 넘어서서 백년 후에도 살아남을 걸작을 만나볼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정치의 계절에 문학은 꽃 피는가
글 권영미 ㅣ 뉴스1 문화부 기자. 1969년생
| 정치의 계절에 문학은 꽃 피는가 글 권영미 ㅣ 뉴스1 문화부 기자. 1969년생 |
꽃이 피어나는 봄은 적어도 한국에서는 필연적으 로 정치의 계절이다. 4월과 5월에 세월호참사와 광 주민중항쟁이 들어있는 데다가 올해는 새 대통령을 뽑는 장미선거까지 겹쳐 특히 정치의 계절의 절정 을 이루었다. 그 속에서 정치와 문학은 다양한 형태 로 몸을 섞으면서 자기변명에 급급한 추한 형태로, 정치를 벗어나 문학으로 더 가까이 가려는 시도로, 그리고 문학행위라고는 볼 수 없는 문인들의 대규모 정치선언의 형태로 다양하게 나타났다.
지난 9년간 정권의 5·18 광주민중항쟁에 대한 도 를 넘는 왜곡과 폄훼에 분노한다며 『죽음을 넘어 시 대의 어둠을 넘어』의 필자들은 개정증보판을 냈다. 5·18 광주민중항쟁의 열흘 간을 최초로 기록한 논 픽션인 이 작품은 1980년대 군부독재 하에서 광주 민중항쟁에 대한 진실에 목말랐던 사람들에게 단비 같은 정보를 주면서 동시에 그 진압의 잔인성 때문 에 큰 충격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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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 소설가와 당시 광주항쟁에서 학생 신분으 로 기획 및 홍보 활동을 한 이재의·전용호 씨가 그 참상을 기록했지만 황석영 작가에 따르면 “처음부터 윤문이나 아름답게 꾸미는 게 목적이 아니고 광주에서 그때 어떤 일이 이뤄졌다는 것을 알리는 게 목적이었다.” 하지만 한강의 장편소설인 『소년이 온다』 등을 제외하고는 30년 넘는 세월이 흐른 사건의 본격적인 문학적 형상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은 역사적인 사건을 소화해 긴 호흡 속에 담아낼 만한 작가들의 역량 부족 혹은 관심부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가 우려를 자아냈다.
김탁환 작가의 단편집 『아름다운 그이는 사람이어라』와 방현석 작가의 중편소설 「세월」은 세월호 참사 3주기를 맞아 ‘세월호 문학’의 시작을 알렸다. 『아름다운…』은 공항출입국관리소 직원, 잠수사 등 세월호 참사와 직접 관련되거나 목격한 보통 사람들의 세월호를 잊지 않으려는 노력을 담은 중단편집이고, 「세월」은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베트남 이민자 가족의 이야기다.
대선을 앞두고 신경림, 황현산, 황지우, 안도현, 공지영 등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문학인’ 423명은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이들은 “국민이 생업에 대한 걱정과 평온한 일상의 복원을 바라는 것처럼, 문인들도 인간의 자유의지와 상상력이 마음대로 표현될 수 있는 세상을 원한다”며 “그런 세상을 실현할 수 있는 정치인은 문재인 후보뿐”이라고 지지 이유를 밝혔다.
한 작품을 쓸 때 5~10년의 긴 시간을 투여하는 2015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는 최근 방한해 “세월호 사건을 다루려면 저널리즘 지식, 사회학적 접근뿐 아니라 성직자 같은 순수한 자세가 필요하다. 빤한 참사 문학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철학적인 태도가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정치적인 사건, 참사를 다루기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막대한 시간과 공력이 필요한 것은 물론이고 안이하게 사건을 바라보지 않는 성직자와 철학자적인 태도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에 더해 그 시간을 버틸 수 있도록 사회가 작가를 지원하는 시스템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2~3년에 한 번씩 책을 내야만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작가들에 대한 지원이 있어야 한때의 정치의 계절을 넘어서서 백년 후에도 살아남을 걸작을 만나볼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