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있는 소년 이준섭', '그의 진실이 전진한다', '신성일의 행방불명' 등 상식을 뒤엎는 기발한 상상력의 세계를 선보인 영화감독 신재인의 소설집. 66편의 짧은 단편으로 이루어진 이번 작품집은 일부가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하였다. 등대지기 시험을 준비중인 수험생, 지우개와 샤프심 등 뭐든지 먹을 수 있는 소년, 잠에서 깨고 나면 먹고 씻기에 앞서 자신의 꿈을 적는 청년, 입에서 진실만을 내뿜는 남자 등 서로 다른 인물들은 인간 존재의 기괴함, 오랫동안 잊고 있던 인간 욕망에 대한 기억들을 떠오르게 하며, 서서히 한 인격으로 합체된다. 작가는 식욕과 성욕 등 인간의 욕망이 이 세계가 쳐놓은 경계선을 뚫고 튀어나갔을 때,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상상력과 관찰력으로 재치 있게 그려내고 있다.
<외국문학 번역지원>
밀회의 집(대산세계문학총서 64권)
알랭 로브-그리예 작, 김혜숙 역
20세기 중반 소설의 혁명으로 불리는 ‘누보로망’의 중심적 존재인 프랑스 작가 알랭 로브-그리예의 대표작. 순차적인 시간 개념을 없애고 인과관계를 어그러뜨리는 소설 기법을 바탕으로 비정상적인 사랑, 그리고 여기서 파생되는 살인 사건을 두고 다양한 각도의 추리를 제공하며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상황을 그리고 있다. 젊고 아름다운 여자와 그녀 앞에 무력한 남성, 사디즘적인 성적 강박, 마약과 돈, 살인 등이 뒤섞인 전통적인 탐정소설의 구성 요소를 빠짐없이 등장시키고 있으나 연속적인 시간 개념과 인과관계 자체를 무너뜨림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마음 놓고 읽을 수 없게 하고 작품 속으로 도피할 수 없게 하여 현실로 되돌아오게 만드는 누보로망 소설 본연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홍까오량 가족(대산세계문학총서 65권)
모옌 작, 박명애 역
중국 현대작가 모옌(莫言)의 대표 장편소설인 『홍까오량 가족(紅高粱家族)』은 일부 내용을 장이모우 감독이 영화 「붉은 수수밭」으로 제작해 알려진 바 있다. 『홍까오량 가족』은 대략 1920년대 중반부터 1940년대 초반까지의 중국 산둥 성 까오미 현을 그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일본군이 주둔하고 있는 까오미 현은 온갖 착취와 부역 등 일제의 만행에 시달리고 있는데, 서서히 대오를 정비하며 일본군에 맞서는 중국 민초들의 모습이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홍까오량 가족』은 오랜 세월에 걸친 많은 이야기들을 하나로 엮으면서도 유기적인 연관성을 흩뜨리지 않고, 또한 무거운 정치적 담론을 배제한 대신 해학과 풍자가 넘치는 문체로써 읽는 재미를 톡톡히 선사한다.
<대산청소년문학상>
새우 꼬리 은상어
김유경 ․ 이주영 외 작
2007년 제15회 대산청소년문학상 수상 작품집. 수상자 총 38명의 작품을 실은 이번 작품집에는 시 부문 대상을 받은 김유경의 「혹」과 소설 부문 대상을 받은 이주영의 「콩벌레 납치 사건」을 비롯해 수상 작품 시 24편, 소설 20편이 수록되었다. 이 책을 통해 “우리 문단의 미래는 염려하지 않아도 되겠다”라고 밝히는 심사위원들의 심사평이 다만 상투적인 평에 지나는 것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만이 낼 수 있는 그 건강한 에너지로 환하게 밝힐 우리 문학의 미래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