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간담회 풍경  © 운영자

 

그동안 한중간의 문학교류는 개별적, 산발적으로 진행돼 왔지만 이번 대회는 한중 수교 15주년을 기념하여 양국 문화부의 후원으로 개최된 양국간 첫 공식 문화 교류 행사라는 점에서 의의가 각별하다. 중국작가협회는 중국의 모든 문인들을 망라하는 공산당 산하의 공식 기구이고 대산문화재단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역시 한국의 민관을 대표하는 문학 및 예술 기관이어서 그 무게를 더한다.
이번 한국 일정의 주요 행사인 ‘한중문학포럼’(주제 ‘근대와 나의 문학’)은 한자 및 유교 문화권 국가라는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두 나라가 다른 근대화의 과정을 거쳐 오면서 겪은 상이한 경험들이 한중 작가 자신의 문학에 미친 영향과 나아가 이러한 경험들이 한국과 중국의 문학세계 형성에 어떻게 반영됐는지를 살펴보고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자는 취지로 진행됐다.
방한한 중국 작가단에는 중국작가단 단장이자 당대 중국 사회주의 문학이론의 손꼽이는 이론가인 장종(張炯), 중국작가단 부단장으로 중국 현대소설계의 간판작가이자 작가협회 주석단성원인 모옌(莫言), 중국 몽롱시를 대표하는 시인이며 『상수리 나무에게』라는 시집이 한국에도 번역되어 있는 수팅(舒), 소설가로 한국 고등학교 교과서에 『빨간 기와』라는 소설의 일부가 수록돼 국내에서도 널리 알려진 베이징대 교수이자 작가협회 전국위원인 차오원셴(曹文軒), 김구와 윤봉길의 전기소설과 평전을 써 화제를 모았던 샤롄성(夏輦生), 중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영화 <녹차(茶)>의 시나리오를 쓴 조선족 여성 작가 진런순(金仁順)을 비롯하여 현재 중국작가협회를 이끌어가는 각 성의 작가협회 부주석급 이상 주요 문인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어 이번 대회의 향후 파급효과를 기대하게 한다.
 
 

▲ 포럼 당일 풍경   © 운영자

 

한국측 참가작가에는 고은, 고형렬, 김광규, 안도현, 정끝별, 정양, 정호승(이상 시인), 김원일, 김인숙, 김연수, 방현석, 신경숙, 은희경(이상 소설가), 김진경(아동문학가), 박재우, 유중하, 백원담(이상 중문학자 겸 평론가) 등 장르와 성별, 세대를 고루 아우르는 주요 문인과 중문학자들이 포함돼 있어 중국 작가단과 양국 문학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하는 교류의 장이 펼쳐졌다.
오는 12월 중국 북경과 상해에서 개최되는 한중문학인대회는 한국작가단 23명이 중국을 방문하여 중앙민족대, 북경대, 북경사범대에서 강연하고, 2차 한중문학포럼을 가지며, 중국 작가들과 문학교류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소설가로 꼽히는 황석영과 문학 평론의 대가이며 2008년 대산문화재단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동주최로 개최될 한·중·일 동아시아 문학포럼의 조직위원장인 김우창 교수도 참가한다.
한국 양국은 오랜 세월 동안 동일한 한자문화권에서 직간접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고 특히 최근에는 정치·문화·경제 전반에 걸쳐 양국의 교류가 급증하고 있다. 문화 분야의 경우 중국에서는 한국 드라마 <대장금>과 대중가요의 인기 상승과 더불어 한류열풍이 불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모옌, 위화 등을 필두로 한 일군의 중국 작가들이 최근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역사문제 등으로 인한 갈등 요인이 상존해 있어 양측 문화계의 내실 있는 교류와 이를 바탕으로 한 깊이 있는 상호 이해의 필요성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따라서 한중 문학을 이끌어가는 대표 작가들이 대거 참가한 이번 대회는 양국 문학인교류를 통한 미래지향적 한중 관계 구축과 상호 우의를 돈독하게 하는 특별한 자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