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문별 수상작과 작가로는 시부문 『어느 날 나는 흐린 酒店에 앉아 있을 거다』황지우, 소설부문 『베네치아에서 만난 사람』서정인, 희곡부문 「千年의 바람」노경식, 평론부문 『시적 인간과 생태적 인간』김종철이 선정되었으며, 번역부문에서는 최미경․장 노엘 주테(Jean-Noël Juttet) 공역『Le Chant de la fidèle Chunhyang 열녀춘향수절가』가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이들 수상작에는 상패와 함께 각 3천만원씩 총 1억 5천만원의 상금이 시상되며, 시와 소설 및 희곡부문 수상작은 2000년도 번역지원 공모를 통해 주요 외국어로 번역되어 현지에서 출판, 소개된다.
▲시부문의 『어느 날 나는 흐린 酒店에 앉아 있을 거다』는 현실 사회주의의 몰락에서부터 그의 어머니의 죽음, 세상의 온갖 열락과 추악을 활달하고 자유자재로운 언어로 가감없이 형상함으로써 열광과 동경을 잃어버린 90년대의 우리 삶이 얼마나 황폐하게, 깊게 패였는가를 보여주었다는 점 ▲소설부문의 『베네치아에서 만난 사람』은 독특한 문체와 화법의 형태적 실험을 통해 진실을 해명하는, 말 그대로의 변증법적 수법, 즉 대화와 지문, 독백, 판소리체, 만담식 화법 등 『달궁』이후 20년 이상 그가 개발해와 이제는 서정인식 화법이라 할 만큼 독특한 말놀이법을 통해 우리말의 묘미를 극대화하면서 은폐된 진상을 폭로하고 왜곡된 현실을 비판하여 잘못된 삶을 반성토록 우리를 유도한다는 점 ▲희곡부문의 「千年의 바람」은 삼국통일과 고려초를 배경으로 하는 정통 사극일 뿐 아니라 정사를 정공법으로 다루지 않고 정사 뒤에 가려진 이면사에 초점을 두고 역사를 재고한 작품으로 후백제가 신라를 멸하고 다시 고려에 의해 패망하였을 때, 후백제 견훤의 행적을 더듬어 보면서 역사와 진실의 관계를 살핀 수작이라는 점 ▲평론부문의 『시적 인간과 생태적 인간』은 문학의 사회, 역사적인 의미를 천착하는 이론 비평과 전문 용어를 쓰지 않고 일상어로 시의 본질을 풀어내는 실제 비평이 아메리카 원주민의 세계 이해에 근거하여 문명의 전환을 꾀하는 문화비평과 섞여있으며, 시에서만이 아니라 나날의 삶에서도 무의식의 차원까지 해당하는 진정성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 ▲번역부문의『Le Chant de la fidèle Chunhyang 열녀춘향수절가』는 한국의 대표적 고전인 춘향전 완판본을 적확한 작품 해설 서문과 권말에 장별로 구분하여 상세한 주를 실은 점, 그리고 일단 읽기 시작하면 책에서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독자를 끌어당기는 절제되었으면서 유려한 번역문을 연마해 냈다는 점이 높이 평가받아 각각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대산문학상은 매년 시․소설․희곡․평론․번역 등 5개 부문을 선정, 시상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종합문학상으로 최근 2년동안 단행본으로 발표된 문학작품 가운데 작품성이 가장 뛰어나고 한국문학을 대표할 수 있는 작품을 선정, 시상하는 작품상이다.
수상후보작 추천을 받은 작품과 해당기간(97년 7월～99년 7월) 동안 단행본으로 발표된 모든 문학작품 대상으로한 예심은 정호승 김사인 성민엽(이상 시), 권택영 박양호 최인석 신철하(이상 소설), 한태숙 이만희 오세곤(이상 희곡), 최유찬 정과리 황종연(이상 평론), 신문수 김희영 안문영 송병선(이상 번역) 등 문인, 평론가 17명이 8월부터 한 달 반 동안 진행하였다. 본심은 유종호 황동규 이시영(이상 시), 김병익 이동하 윤흥길(이상 소설), 한상철 손진책 이강백(이상 희곡), 김우창 홍기삼 김인환(이상 평론), 이상옥 홍승오 이인웅 손관수(이상 번역) 등 중진 및 원로문인 평론가 번역가 16명이 10월 한 달 동안 장르별로 심사를 진행하였으며 작품성을 주요 심사기준으로 삼아 수상작을 결정했다. 심사위원장은 서울대 불문과 명예교수인 홍승오 교수가 맡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