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유민영_연극평론가, 단국대 국문과 교수. 1937년 생. 저서 『전통극과 현대극』 『한국 희곡론 』 『한국 근대 연극사』 등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기업의 역할은 대단히 크고 또 광범위하다. 그 중에서도 기업은 문화발전에 절대적인 기여를 한다. 왜냐하면 기업이 문화가 발전해가는 데 있어서 그 동력의 연료라 할 재정을 뒷받침해주기 때문이다.
그 좋은 예로서 록펠러재단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실제로 록펠러재단은 자국은 물론이고 우방국들의 문화발전에도 적잖은 기여를 했다. 가령 자국문화 5백년 뒤를 내다보고 링컨센터를 세우는 데 그치지 않고 6․25 전후의 폐허 위에 드라마센터를 짓도록 권유하고 재정지원까지 해줌으로써 한국 대중문화를 풍요롭게 해주기도 했다. 오늘날 기라성같은 대중문화 스타들이라 할 김건모, 유동근, 최종원, 최명길, 최민수, 박상원, 이휘재 등이 모두 드라마센터(서울예대) 출신이고 무대예술과 영상예술분야의 50% 가량을 드라마센터 출신들이 채우고 있다고 한다. 이는 기업의 힘이 얼마나 큰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교보의 대산문화재단도 록펠러재단 못지 않은 기여를 할 것으로 보는 이유는 전국 청소년 연극제가 일취월장 발전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청소년 연극제는 시작한 지 이제 겨우 3년밖에 되지 않았는데 2백개 이상의 고교들이 전국에서 열띤 경연을 벌였고 해마다 수십개 학교들이 참여를 더 희망하고 있어서 예선대회를 어렵게 할 정도이다.
청소년 연극제는 교육환경까지 변화시켜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학생들의 인성교육과 개성교육에 종합예술인 연극이야말로 가장 이상적인 과외활동이라는 점에서 다투어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삭막했던 학교환경이 문화적으로 바뀌어간다는 것이다. 게다가 대학마다 특기생을 선호하는 경향마저 있어서 청소년 연극제 수상자들이 명문대학들에 쉽게 들어가고 있다.
따라서 청소년 연극제에 참여하는 젊은이들이 장차 한국문화를 짊어지고 나갈 역군들이 될 것임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이처럼 청소년 연극제는 한국문화의 초석을 다지는 대사업인 것이다.
